법률칼럼 목록으로
성범죄·2026-07-31

동성 간 강제추행 사건에서 먼저 점검해야 할 성별과 무관한 강제추행 판단

동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강제추행이 부정되거나 인정되는 것은 아니며, 신체접촉의 방법과 동의 범위 및 성적 자유 침해 여부를 구체적으로 살펴야 합니다.

01

동성 간 신체접촉에서도 강제추행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오창훈 형사전문변호사입니다.

직장 상사가 같은 성별의 직원에게 과도하게 몸을 밀착하거나 가슴·엉덩이 등을 만진 사건, 술자리에서 동성 친구의 신체를 만진 사건, 운동·마사지·치료를 명목으로 필요한 범위를 넘어 접촉한 사건에서도 강제추행 혐의가 제기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사건에서는 “서로 동성이므로 성적인 행동이 아니었다”는 주장과 “불쾌한 신체접촉이었으므로 모두 추행이다”라는 주장이 대립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어느 쪽도 성별 하나만을 근거로 결론을 정할 수는 없습니다.

형법상 강제추행의 피해자는 여성으로 한정되지 않습니다. 남성이 남성을, 여성이 여성을 상대로 한 경우에도 구체적인 접촉이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고 성적 자기결정의 자유를 침해한 것으로 평가된다면 강제추행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동성 간에 상호 합의하여 이루어진 성적 행위나 사회생활에서 통상 허용되는 범위의 접촉을 동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추행이라고 평가할 수는 없습니다. 결국 핵심은 성별 자체가 아니라 피해자의 의사와 접촉의 구체적인 내용입니다.

먼저 구분해야 할 네 가지

① 접촉한 신체 부위와 구체적인 방법
② 피해자가 허용하거나 예상한 접촉 범위
③ 직급·나이·교육·치료관계 등 두 사람의 관계
④ 피해자의 의사에 반한 유형력과 성적 자유 침해 여부

02

성별과 무관하게 강제추행을 판단하는 법적 기준

형법 제298조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추행한 경우 강제추행죄로 처벌하도록 규정합니다. 조문은 피해자를 여성 또는 이성으로 제한하지 않으므로 행위자와 피해자의 성별 조합은 적용 여부를 제한하는 요건이 아닙니다.

다만 성별이 법원의 판단에서 전혀 고려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법원은 피해자의 의사와 성별,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기존 관계,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인 접촉 방법과 당시 주변 상황을 종합하여 추행 여부를 판단합니다.

신체 부위만으로 추행 여부가 정해지지는 않습니다

가슴·성기·엉덩이처럼 성적인 의미가 비교적 명확한 부위를 만진 경우뿐 아니라 허벅지·어깨·얼굴 등 다른 신체 부위에 대한 접촉도 경위와 방법에 따라 추행이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신체의 특정 부위에 접촉했다는 이유만으로 항상 강제추행이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악수나 부축, 운동 지도, 치료 또는 업무 과정에서 필요한 접촉인지, 그 범위를 벗어나 불필요하게 반복되거나 밀착된 행동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같은 행동이라도 접촉 시간과 반복 횟수, 접촉 전후의 발언, 공개된 장소인지 폐쇄된 공간인지, 피해자가 몸을 피했는데도 계속했는지에 따라 법적 평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기습추행은 강한 폭행이나 협박이 없어도 성립할 수 있습니다

강제추행은 먼저 폭행이나 협박으로 피해자의 저항을 곤란하게 만든 다음 추행하는 경우뿐 아니라, 신체를 갑자기 만지는 행위 자체가 폭행과 추행을 동시에 이루는 기습추행 형태로도 성립할 수 있습니다.

기습추행에서는 피해자가 저항하기 어려울 정도로 강한 힘을 사용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신체에 유형력을 행사했고 그 행위가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추행으로 평가되는지가 중요합니다.

따라서 동성 친구의 가슴이나 엉덩이를 갑자기 만진 뒤 “장난이었을 뿐”이라고 설명하더라도, 피해자가 그러한 접촉에 동의하지 않았고 당시 관계와 접촉의 방법상 성적 자유를 침해한 것으로 평가된다면 강제추행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성적 욕망이나 동성애적 성향은 필수 요건이 아닙니다

강제추행죄에서 필요한 주관적 요건은 자신의 행위가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추행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행위하는 고의입니다. 행위자가 성욕을 자극하거나 만족시키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었음이 반드시 별도로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피의자가 이성애자이거나 피해자에게 연애감정을 가진 적이 없다는 사정만으로 강제추행 혐의가 부정되지는 않습니다. 동성애 여부를 조사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 된 신체접촉의 성격과 피의자가 당시 상황을 어떻게 인식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반대로 행위자와 피해자가 동성이라는 이유나 친밀한 사이였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접촉에 추행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평소 허용되었던 접촉의 범위와 사건 당일의 행동이 어떻게 달랐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야 합니다.

동의는 접촉의 부위와 방법별로 확인해야 합니다

피해자가 평소 포옹이나 어깨동무를 허용했더라도 가슴·엉덩이 등 다른 신체 부위에 대한 접촉까지 동의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일정 수준의 신체접촉을 받아들였더라도 예상하거나 동의한 범위를 넘어선 접촉은 거부할 수 있습니다.

피해자가 즉시 항의하지 않았거나 사건 이후에도 피의자와 대화하고 근무를 계속했다는 사정 역시 개별적으로 살펴야 합니다. 직장 내 상하관계, 경제적 의존, 주변에 피해 사실이 알려지는 것에 대한 부담 때문에 바로 문제를 제기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피해자의 진술만으로 범죄사실이 모두 인정되는 것도 아닙니다. 진술의 주요 내용이 일관되고 구체적인지, CCTV·메시지·목격자 진술 등 객관적으로 확인되는 사실과 부합하는지를 신중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동성 직장동료 강제추행에 관한 대법원 판결

대법원은 여성인 직장 상사가 여성 피해자의 가슴을 움켜쥐거나 엉덩이를 만지고 얼굴을 밀착한 사건에서 강제추행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을 유지했습니다.

해당 사건에서는 피해자가 문자메시지로 접촉에 대한 거부 의사를 표시했고 직장 관계자에게 피해 사실을 알렸으며, CCTV에서도 피고인의 밀착을 피하려는 행동이 확인되었습니다. 대법원은 두 사람이 모두 여성이라는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구체적인 접촉과 관계 및 객관적 정황에 비추어 강제추행이 인정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한편 대법원은 군인 사이에 사적 공간에서 자유로운 의사 합치에 따라 이루어진 동성 간 성적 행위 그 자체를 사회적으로 혐오스러운 행위라고 평가하여 처벌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판단도 내렸습니다. 이는 동성이라는 사실만으로 추행을 인정해서도, 동성이라는 이유만으로 피해 가능성을 부정해서도 안 된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03

오창훈 변호사의 대응 방식

제가 동성 간 강제추행 사건을 검토할 때 가장 먼저 확인하는 부분은 접촉 자체의 존재와 그 접촉에 대한 동의 여부입니다. 피의자와 피해자의 성적 지향을 추측하기보다 사건 당시의 행동과 두 사람의 관계를 객관적인 자료로 재구성합니다.

신체접촉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나누어야 합니다

“몸을 만졌다”는 표현만으로는 추행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어느 손으로 어떤 부위를 어떤 방향으로 접촉했는지, 옷 위인지 안쪽인지, 접촉이 순간적이었는지 반복되었는지와 피해자가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를 구체적으로 정리해야 합니다.

여러 차례 접촉이 있었다면 각 행위의 날짜와 장소를 나누어야 합니다. 평소 허용된 어깨동무와 문제 된 날의 가슴·엉덩이 접촉을 하나의 행동처럼 묶으면 동의 범위를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수사와 재판에서 확인할 자료
  • 사건 장소와 이동 경로가 촬영된 CCTV
  • 사건 전후의 문자메시지와 메신저 대화
  • 피해자가 최초로 피해 사실을 알린 내용과 시점
  • 현장에 있던 동료·친구·업무 관계자의 진술
  • 직급·업무분장과 지휘·감독관계를 보여주는 자료
  • 회식 장소의 결제·출입·좌석 배치 관련 자료
  • 통화녹음, 사과 또는 항의 과정이 담긴 원본자료

CCTV는 몇 초의 접촉 장면만 볼 것이 아니라 사건 전후의 전체 영상을 확인해야 합니다. 피해자가 몸을 피했는지, 피의자가 접촉을 반복했는지, 다른 사람의 등장으로 행동이 중단되었는지 등이 함께 나타날 수 있습니다.

메시지도 일부 표현만 발췌해서는 안 됩니다. 피해자가 접촉을 명확히 문제 삼았는지, 피의자가 사실관계를 인정하거나 사과한 것인지, 단순히 갈등을 끝내기 위해 유감을 표시한 것인지를 전체 대화 맥락에서 확인해야 합니다.

장난·친밀감 표현이라는 주장

피의자가 장난이나 친근함의 표시였다고 주장하는 경우에는 두 사람 사이에 평소 비슷한 접촉이 있었는지와 피해자가 이를 허용해 왔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다른 직원에게도 같은 행동을 했다는 사실만으로 피해자의 동의가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접촉 이후 피해자가 웃거나 별다른 항의를 하지 않았다는 사정도 단독으로 판단할 수 없습니다. 당황하거나 직장 내 관계를 고려하여 즉시 대응하지 못했을 가능성과, 실제로 불쾌하지 않았던 것인지에 관한 다른 자료를 함께 비교해야 합니다.

업무·치료·운동 과정의 접촉

의료행위나 마사지, 운동 지도, 안전을 위한 부축처럼 신체접촉이 예정된 관계에서는 피해자가 허용한 접촉의 목적과 범위가 특히 중요합니다.

업무상 필요가 있는 신체 부위인지, 접촉 전 설명이나 동의를 구했는지, 통상적인 방법보다 과도한 접촉이었는지, 동일한 행동이 반복되었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의료 또는 업무 목적이 있었다고 해도 그 범위를 벗어난 행위까지 정당화되는 것은 아닙니다.

피해자와 피의자 진술을 같은 기준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신체 부위와 접촉 방법, 거부 의사와 사건 이후의 대응을 시간순으로 정리해야 합니다. 신고가 늦어진 경우에는 직장관계나 주변 반응 등 즉시 신고하지 못한 이유도 구체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피의자 입장에서는 “동성끼리 장난한 것”이라는 추상적인 설명보다 실제 접촉의 범위와 당시 피해자의 반응을 자료에 맞춰 진술해야 합니다. 기억이 명확하지 않은 부분을 추측하거나 사건 이후 대화를 삭제해서는 안 됩니다.

핵심 방어 포인트

동성이라는 사실은 강제추행을 부정하거나 인정하는 독립적인 기준이 아닙니다. 피해자가 동의한 접촉의 범위, 실제 접촉의 부위와 방법, 두 사람의 관계 및 사건 전후의 객관적 정황을 연결하여 성적 자유 침해 여부를 판단해야 합니다.

혐의를 다투기 어려운 사건에서는 피해자에게 직접 연락하여 진술 변경이나 합의를 요구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피해 회복과 합의 가능성, 재범방지교육, 직장 내 분리조치와 반성자료 등은 사건의 구체적인 상황에 맞춰 준비할 수 있습니다.

강제추행으로 유죄판결이 선고되면 형사처벌 외에도 신상정보 등록,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과 취업제한 등 부수적인 처분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적용 여부는 피해자의 나이와 선고형, 사건의 내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저는 CCTV와 메시지, 사건 관계인의 진술을 비교하여 문제 된 접촉과 동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정리합니다. 경찰·검찰 조사에서는 성별에 관한 선입견이 아니라 행위의 객관적인 내용이 조서에 정확히 반영되도록 준비하고, 필요한 경우 관련 판례와 증거관계를 정리한 변호인의견서를 제출하는 방안을 검토합니다.

현재 동성 간 강제추행 문제로 경찰 조사나 형사재판을 앞두고 있다면, 동성이라는 사정만으로 사건을 가볍게 보거나 반대로 모든 신체접촉을 추행으로 단정하기보다 구체적인 접촉과 의사에 관한 자료부터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04

자주 묻는 질문

동성에게 한 행동이면 성적인 의도가 없다고 볼 수 있나요?

동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성적 의도가 없었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강제추행죄는 성욕을 충족하려는 목적이 반드시 필요한 범죄가 아니므로, 접촉의 방법과 피해자의 의사 및 성적 자유 침해 여부를 중심으로 판단합니다.

평소 서로 장난으로 신체접촉을 했다면 강제추행이 성립하지 않나요?

평소 일정한 신체접촉을 허용했다는 사실은 판단자료가 될 수 있지만, 모든 부위와 방법의 접촉에 동의한 것은 아닙니다. 문제 된 행동이 기존에 허용된 범위를 넘어섰는지와 당시 피해자가 거부하거나 피하려 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05

참고자료

구분 주요 내용
형법 제298조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추행한 강제추행죄의 구성요건과 처벌
형법 제299조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한 준강제추행
대법원 2021. 7. 21. 선고 2021도6112 여성이 여성 직장동료의 가슴·엉덩이를 만진 행위에 강제추행을 인정한 판결
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도5856 성적 욕망을 자극·흥분·만족시키려는 목적이 추행죄의 필수 요건은 아니라는 판단
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5도6980 피해자의 의사·성별·연령·관계와 구체적인 행위태양 등을 종합하는 추행 판단 기준
대법원 2020. 3. 26. 선고 2019도15994 기습추행에서 피해자의 의사에 반한 유형력의 행사와 즉각적인 거부반응의 의미에 관한 판단
대법원 2022. 4. 21. 선고 2019도3047 사적 공간에서 자발적인 합의에 따라 이루어진 동성 간 성적 행위를 그 자체로 추행이라 평가할 수 없다는 전원합의체 판결

오창훈 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공식 인증 형사전문변호사
서울대학교 및 서울대학교 대학원 졸업
제42회 사법시험 합격
現 법무법인(유한) 시그니처 변호사

법무법인(유한) 시그니처
서울시 서초구 서초대로51길 11 더스타일빌딩 8층
상담 문의: 02-554-8587
야간·주말 긴급상담: 010-4312-8987

광고책임변호사: 오창훈 변호사

실시간 카톡 상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