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급금 사기 사건에서 먼저 점검해야 할 계약 당시 인력·설비·수행능력
선급금을 받은 뒤 계약을 수행하지 못한 사건에서 실제 수행능력과 편취 의사를 구분하는 기준을 설명합니다.
선급금 수령과 계약 불이행만으로 사기죄가 되지는 않습니다
공사도급, 제조·납품, 시스템 개발, 영상 제작, 인테리어, 행사 운영이나 각종 용역계약에서는 계약 착수에 필요한 비용을 선급금 또는 선수금 명목으로 먼저 지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후 작업이 지연되거나 결과물이 납품되지 않고 선급금도 반환되지 않으면 발주자는 처음부터 수행할 의사나 능력 없이 돈만 받은 것이라고 주장하며 사기 고소를 할 수 있습니다.
반면 수급인은 계약 체결 당시에는 실제로 업무를 수행하려 했지만 핵심 직원의 퇴사, 장비 고장, 거래처의 납품 중단, 인허가 지연, 자금조달 실패나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계약을 완성하지 못했다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형사절차에서 핵심은 선급금을 받은 당시 실제로 일을 완성할 의사와 능력이 있었는지입니다. 사후에 계약을 이행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중요한 정황이지만 그것만으로 계약 당시의 편취 고의가 당연히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먼저 구분해야 할 세 가지
계약서상 약속한 업무의 범위, 계약 당시 실제로 보유하거나 확보한 수행자원, 계약 이후 새롭게 발생한 중단 사유를 나누어야 합니다. 계약 당시부터 존재한 부족과 계약 후 예상하지 못하게 발생한 사정을 혼동하면 편취 고의에 관한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조사에서는 “일을 하려고 했다”는 말만 반복하기보다 계약 당시 어떤 직원과 장비를 투입할 예정이었고, 부족한 부분은 누구와 어떤 방식으로 조달하려 했는지를 객관적인 자료로 설명해야 합니다.
계약 당시 수행능력을 판단하는 구체적인 기준
형법 제347조의 사기죄는 상대방을 속여 착오에 빠뜨리고, 그 착오로 인해 선급금과 같은 재물을 교부받은 경우 성립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수행능력에 관해 허위로 설명한 사실과 그 설명 때문에 발주자가 선급금을 지급했다는 관계가 확인되어야 합니다.
선급금을 지급받은 금액이 5억원 이상이라면 범행의 구조와 이득액 산정에 따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적용되는지도 검토될 수 있습니다.
공사나 용역에 필요한 현장책임자, 기술자, 개발자, 디자이너, 작업인부와 관리인력을 실제로 고용하고 있었는지 확인합니다. 근로계약서, 급여대장, 원천징수자료, 4대보험 가입내역, 출근기록과 업무분장표가 관련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계약 당시 상시 근로자로 고용하지 않았더라도 프리랜서나 외주업체, 하도급업체를 통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구조였다면 그 계약과 협의 과정도 살펴야 합니다.
단순히 직원 수가 적었다는 이유로 수행능력이 없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업무 규모와 공정, 외주 가능성 및 기존에 동일한 업무를 수행한 경험을 종합해야 합니다.
반대로 계약상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핵심 기술자가 없고, 외부 인력을 섭외한 사실도 없으며, 존재하지 않는 직원을 보유인력으로 제출했다면 수행능력에 관한 기망행위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제조·가공·공사계약에서는 필요한 기계와 장비를 직접 보유했는지, 임차하거나 협력업체의 설비를 사용할 계획이 있었는지를 확인합니다.
장비매입계약서와 임대차계약서, 사업장 임대차계약, 장비등록증, 정비기록, 장비사진과 보험내역은 계약 당시의 준비상황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자체 설비를 보유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사기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계약 내용상 외주제작이나 장비 임차가 허용되고 실제 협력업체와 구체적인 협의가 진행됐다면 일을 완성할 능력이 있었다는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존재하지 않는 공장이나 장비를 보유한 것처럼 사진과 서류를 제시하거나, 다른 회사의 설비를 자신의 설비인 것처럼 설명해 선급금을 받은 경우에는 기망행위가 인정될 가능성이 커질 수 있습니다.
계약 수행에 법정 면허나 등록, 인증과 전문자격이 필요한 경우에는 계약 당시 해당 요건을 갖추고 있었는지 살펴봅니다.
다만 행정법상 자격이나 등록요건을 일부 위반했다는 사실만으로 바로 사기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 요건의 부족 때문에 계약 내용대로 업무를 완성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는지와 발주자가 해당 사실을 알았다면 계약이나 선급금 지급을 하지 않았을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자격증을 대여받거나 명목상 기술자를 보유한 것처럼 서류를 제출한 행위는 별도의 법률 위반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 공사를 정상적으로 완성할 기술력과 인력, 협력체계가 있었는지는 사기죄 판단에서 따로 살펴야 합니다.
선급금 외에 계약을 완성하기 위해 필요한 전체 자금이 얼마였고, 자기자금이나 대출, 거래처 외상한도, 투자약정과 예정 매출로 부족한 비용을 충당할 수 있었는지를 확인합니다.
제조·납품계약에서는 원재료와 부품의 공급처, 발주조건, 재고와 생산기간도 중요합니다. 실제 발주서와 견적서, 공급업체와의 대화, 계약금 지급내역이 준비상황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선급금이 없으면 일을 시작하기 어렵다는 구조 자체가 사기인 것은 아닙니다. 선급금으로 자재를 구매하고 인력을 투입하는 것이 당사자 사이에 예정된 계약구조였다면 그 사용은 정상적인 이행 과정일 수 있습니다.
반면 수령한 선급금을 기존 채무나 다른 현장의 환불, 개인적인 소비에 사용하고 새 계약을 위한 자재발주나 인력확보를 전혀 하지 않았다면 이른바 돌려막기 구조였는지가 조사될 수 있습니다.
계약금액과 업무량에 비추어 약정된 기간 안에 실제 완성이 가능했는지도 중요합니다. 공정표, 개발일정, 납품계획과 작업자 배치가 구체적이고 현실적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이미 여러 프로젝트를 동시에 맡고 있어 인력과 장비를 투입할 수 없었거나, 같은 설비의 생산능력을 초과하는 물량을 여러 업체에 중복 약속했다면 수행능력을 과장한 정황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일정이 지연된 뒤에도 추가 인력을 채용하고 대체업체와 협의하며 일부 결과물을 납품했다면 계약을 완성하려고 실제 노력했다는 사정으로 검토될 수 있습니다.
수사기관은 선급금이 입금된 계좌의 전체 거래내역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자재비, 인건비, 장비임차료, 설계비, 외주비 등 해당 계약의 수행비용으로 사용했는지가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다만 선급금을 모두 해당 계약에 직접 사용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편취 고의가 확정되지는 않습니다. 선급금의 사용목적이 계약서에 특정되어 있었는지, 회사의 통상적인 자금운영 방식과 별도의 수행자금이 있었는지를 함께 살펴야 합니다.
선급금 수령 직후 연락을 끊거나 사업장을 폐쇄하고, 작업을 전혀 시작하지 않은 채 반환 요구도 회피했다면 계약 당시 의사를 판단하는 데 불리한 정황이 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23. 1. 12. 선고 2017도14104 판결은 도급계약에서 사기죄가 성립하는지를 계약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고, 계약 내용과 체결 경위, 계약 이행과정과 결과를 종합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대법원 2020. 2. 6. 선고 2015도9130 판결도 자격증 대여 등 등록요건 위반이 있었더라도 그 사정만으로 사기죄의 기망행위라고 단정해서는 안 되며, 그 위반으로 계약한 공사의 완성이 불가능할 정도였는지를 판단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 1998. 1. 20. 선고 97도2630 판결은 선수금을 받을 당시 물품을 공급할 의사와 능력이 있었다면 이후 경제사정이 변해 공급하지 못했더라도 단순한 채무불이행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오창훈 변호사의 대응방식
안녕하세요, 형사전문변호사 오창훈입니다. 제가 선급금 사기 사건을 검토할 때 가장 먼저 확인하는 부분은 계약이 중단된 현재의 상황보다 선급금을 받기 전 실제로 무엇을 준비하고 있었는지입니다.
먼저 계약서와 제안서, 견적서, 입찰서류, 회사소개서 및 계약 전 메시지를 확인합니다. 발주자에게 보유인력과 장비, 작업장, 기술력과 납기 가능성을 어떻게 설명했는지를 정리합니다.
다음으로 설명한 내용과 실제 상태를 비교합니다. 직원 명단에 적힌 사람이 실제 근무했는지, 사진에 나온 장비를 보유하거나 임차할 권한이 있었는지, 외주업체와 구체적인 계약 또는 협의가 있었는지를 자료로 확인해야 합니다.
계약 당시 일부 자원이 부족했더라도 계약 착수 후 선급금으로 인력을 채용하거나 장비를 임차하기로 예정되어 있었다면 그 구조를 설명해야 합니다. 채용공고, 지원자 면접자료, 장비 견적과 예약, 협력업체 협의내역은 구체적인 준비를 보여줄 수 있습니다.
업무가 중단된 원인도 시간순으로 정리해야 합니다. 계약 전부터 존재한 문제인지, 계약 후 핵심인력의 갑작스러운 퇴사나 공급업체의 계약 파기처럼 예상하기 어려운 사정인지에 따라 계약 당시 수행능력에 대한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피의자·피고인 측에서 준비할 자료
근로계약서와 급여자료, 외주·하도급 계약, 장비 보유·임차자료, 사업장 임대차계약, 자재 견적·발주·대금지급 내역, 자금조달 계획, 공정표와 업무일지, 일부 수행 결과물, 선급금 계좌의 전체 거래내역 및 계약 중단 원인을 확인할 자료를 정리할 수 있습니다.
선급금 사용내역은 유리한 거래만 일부 제출하기보다 전체 계좌 흐름을 확인해야 합니다. 다른 채무에 사용된 금액이 있다면 이를 숨기기보다 그 당시 별도의 계약 수행자금이 있었는지와 실제 계약에 투입한 금액을 구분해야 합니다.
계약 이후 급하게 작성한 허위 근로계약서나 장비 임대차계약서를 계약 당시부터 존재했던 것처럼 제출해서는 안 됩니다. 파일 생성일과 수정이력, 이메일 발송시각과 계좌자료를 통해 실제 작성 경위가 확인될 수 있습니다.
피해자 측에서는 단순히 업무가 완료되지 않았다는 사실보다 계약 전 어떤 수행능력을 설명받았고, 실제 상태가 어떻게 달랐는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합니다.
피해자 측에서 준비할 자료
회사소개서와 제안서, 직원·장비 보유에 관한 설명, 현장 방문사진, 계약서와 송금내역, 선급금의 약정 용도, 진행보고와 결과물, 이행을 요구한 내용증명, 환불 약속과 번복 과정 및 동일한 방식으로 선급금을 받은 다른 거래가 있었는지를 확인할 자료가 중요할 수 있습니다.
일부 결과물이 제출된 사건에서는 형식적인 작업만 한 것인지 실제 계약 완성을 위한 의미 있는 이행이었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비용과 작업시간, 결과물의 완성도 및 전체 계약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러 발주자로부터 선급금을 받은 사건에서는 각 계약의 인력과 장비 배치가 서로 중복되는지를 검토합니다. 동일한 인력과 설비로 동시에 수행할 수 없는 물량을 반복적으로 약속했다면 전체 계약의 구조가 함께 조사될 수 있습니다.
혐의를 인정하기 어려운 사건에서는 민사소송이나 선급금 반환소송이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형사조사를 가볍게 보아서는 안 됩니다. 조사 전 계약 당시의 수행능력과 사후 중단 원인을 구분하지 않으면 조서에 불필요하게 불리한 표현이 남을 수 있습니다.
계약 당시 수행능력을 허위로 설명한 사실이 확인되는 사건에서는 피해금 반환과 합의 가능성, 선급금 사용처, 일부 이행 정도, 범행 경위와 동종 전력 등 양형자료를 함께 준비할 수 있습니다. 합의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지만 사건의 결론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현재 선급금 사기 문제로 경찰조사, 검찰 송치 또는 형사재판을 앞두고 있다면 계약이 완료되지 않았다는 결과만 설명하기보다 계약 당시 확보한 인력·설비·자금과 수행계획을 먼저 정리해 보시기 바랍니다. 오창훈 형사전문변호사인 저는 계약자료와 인력·장비·금융자료를 분석하여 민사상 채무불이행과 형사상 편취 혐의를 구분하고 구체적인 사건에 맞는 대응 방향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계약 당시 직원과 장비가 부족했다면 선급금 사기인가요?
인력이나 장비가 부족했다는 사실만으로 사기죄가 바로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선급금으로 인력을 채용하거나 장비를 임차하기로 예정되어 있었는지, 외주업체와 현실적인 협의가 있었는지와 약정 기간 안에 계약을 완성할 수 있는 구체적인 계획이 있었는지를 함께 판단해야 합니다.
Q. 선급금을 다른 사업비에 사용하면 편취 고의가 인정되나요?
다른 용도로 사용한 사실은 편취 고의를 판단하는 자료가 될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 결론이 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선급금의 용도가 계약서에 제한되어 있었는지, 별도의 수행자금과 실제 이행계획이 있었는지 및 계약을 위해 어느 정도의 비용과 노력을 투입했는지를 종합적으로 살펴야 합니다.
참고자료
| 구분 | 관련 규정·판결 | 확인할 내용 |
|---|---|---|
| 사기죄 | 형법 제347조 제1항 | 수행능력에 관한 기망, 발주자의 착오와 선급금 지급 사이의 인과관계 |
| 현행 법정형 | 형법 제347조 제1항 |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 |
| 고액 선급금 | 특정경제범죄법 제3조 | 사기 이득액이 5억원 이상인 경우 이득액 구간에 따른 가중처벌 검토 |
| 도급계약과 수행능력 | 대법원 2023. 1. 12. 선고 2017도14104 | 계약 당시의 완성 의사·능력과 계약 체결 및 이행과정 종합 |
| 인력·등록요건의 부족 | 대법원 2020. 2. 6. 선고 2015도9130 | 등록요건 위반이 업무 완성을 불가능하게 하는 본질적 사정이었는지 판단 |
| 선수금과 사후 불이행 | 대법원 1998. 1. 20. 선고 97도2630 | 수령 당시 공급 의사와 능력이 있었다면 사후 경제사정 변화는 채무불이행일 수 있음 |
오창훈 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공식 인증 형사전문변호사
서울대학교 및 서울대학교 대학원 졸업 · 제42회 사법시험 합격
現 법무법인(유한) 시그니처 변호사
법무법인(유한) 시그니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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