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에게 맡겨진 돈을 사용한 경우 횡령죄의 보관자 지위
횡령죄는 돈을 돌려주지 못한 결과가 아니라 타인의 돈을 보관하는 지위와 위탁 취지에 반한 처분이 있었는지를 중심으로 판단합니다.
돈을 맡긴 것인지 빌려준 것인지가 먼저 문제 됩니다
지인에게 계약금이나 세금 납부를 부탁하며 돈을 보내거나, 공동사업의 비용을 대신 집행해 달라며 자금을 맡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회사 대표가 직원에게 거래처 대금이나 급여를 지급하도록 돈을 맡기기도 하고, 부동산 매수인이 중개인이나 대리인에게 잔금·취득세 명목의 돈을 보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돈을 받은 사람이 이를 생활비, 개인채무 변제나 다른 사업에 사용하면 돈을 맡긴 사람은 횡령이라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반면 돈을 받은 사람은 차용금이나 투자금이었으므로 사용처를 자유롭게 정할 수 있었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횡령죄의 판단에서는 돈을 보냈다는 사실보다 돈의 소유권이 누구에게 있었으며, 받은 사람이 어떠한 의무를 부담하고 있었는지가 중요합니다.
차용계약이라면 일반적으로 돈을 받은 사람이 그 돈을 소비하고 같은 액수의 돈을 나중에 반환하는 구조입니다. 이 경우 반환하지 못한 문제는 원칙적으로 채무불이행이나 차용 당시의 사기 여부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반면 특정 거래처에 전달하거나 특정 비용으로 납부할 목적으로 돈을 맡겼다면, 받은 사람은 위탁 취지에 따라 돈을 보관하고 집행해야 하는 지위에 놓일 수 있습니다.
횡령죄의 보관자 지위와 처벌 기준
형법상 횡령죄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사람이 그 재물을 횡령하거나 반환을 거부한 경우 성립합니다.
여기서 보관은 단순히 현금을 물리적으로 가지고 있는 경우에 한정되지 않습니다. 타인의 돈을 자신의 계좌에 입금받아 법률상 또는 사실상 관리·처분할 수 있는 상태에 있는 경우에도 보관자 지위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다만 횡령죄가 성립하려면 돈을 받은 사람과 소유자 사이에 위탁에 따른 신임관계가 있어야 합니다. 계약관계뿐 아니라 사무관리, 관습, 조리나 신의칙에 의해 위탁관계가 형성될 수 있지만, 형사법적으로 보호할 가치가 있는 관계인지까지 판단합니다.
| 구분 | 주요 내용 |
|---|---|
| 타인의 재물 | 사용 당시에도 돈의 소유권이 위탁자 등 다른 사람에게 속하는지 |
| 보관자 지위 | 신임관계에 따라 돈을 보관·관리·집행할 의무가 있는지 |
| 횡령행위 | 위탁 목적과 다르게 소비·인출·이체하거나 자기 돈처럼 처분했는지 |
| 불법영득의사 | 정당한 권한 없이 소유자의 권리를 배제하고 자기 또는 제3자를 위해 처분할 의사가 있었는지 |
단순횡령과 업무상횡령의 차이
개인적인 부탁이나 일회성 위탁관계에서 맡긴 돈을 사용했다면 일반 횡령죄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일반 횡령죄의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회사의 회계·자금관리, 고객 예치금 관리, 조합비 집행처럼 사회생활상 계속적으로 수행하는 업무에 따라 돈을 보관하던 사람이 임의로 사용했다면 업무상횡령죄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업무상횡령죄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일반 횡령보다 법정형이 무겁습니다.
횡령으로 취득한 이득액이 5억원 이상인 경우에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의 적용도 문제될 수 있습니다.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 규정되어 있습니다.
반환하지 않았다고 무조건 횡령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형법은 횡령행위뿐 아니라 반환을 거부한 경우도 처벌 대상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반환 요청을 받았는데 즉시 돌려주지 못했다는 사실만으로 횡령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반환하지 않은 이유와 당사자 사이의 정산관계, 반환을 거부한 사람의 의사를 종합해야 합니다.
미지급 수수료나 비용을 정산할 필요가 있어 반환 범위에 다툼이 있거나, 상계할 채권이 존재한다고 믿을 만한 사정이 있었다면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되는지를 별도로 검토해야 합니다.
반대로 반환해야 할 돈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개인채무 변제 등에 이미 사용하고, 소유자의 권리를 배제한 채 반환할 의사가 없음을 명확히 했다면 횡령에 해당하는 반환거부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오창훈 변호사가 보관자 지위를 판단할 때 확인하는 부분
안녕하세요. 형사전문변호사 오창훈입니다.
맡겨진 돈을 사용한 사건을 검토할 때 저는 돈이 사용된 결과보다 돈을 받게 된 법률관계부터 확인합니다.
같은 계좌이체라도 차용금, 투자금, 공동사업비, 보관금 또는 특정 비용의 대납금에 따라 소유권과 보관자 지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정 목적과 용도로 맡겨진 돈
목적과 용도를 정하여 위탁한 돈은 정해진 목적에 사용될 때까지 소유권이 위탁자에게 유보될 수 있습니다.
거래처 물품대금, 취득세, 직원 급여, 수도요금, 공사대금이나 보증금 납부 등으로 용도가 엄격히 제한된 돈을 개인적인 목적으로 사용했다면 횡령죄가 문제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별도 계좌에 보관하지 않고 자신의 일반 계좌로 받았거나 다른 돈과 섞어 관리했다는 이유만으로 보관자 지위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맡긴 사람이 동일한 액수만 기한 내에 지급하면 된다고 허용했고, 특정한 지폐나 계좌 잔액을 계속 유지할 필요가 없었다면 일시적인 사용만으로 곧바로 횡령이 완성되었는지는 구체적으로 살펴야 합니다.
정해진 지급일에 필요한 금액을 대체할 능력과 의사가 있었는지, 돈을 사용한 시점에 이미 지급이 불가능한 상태였는지와 위탁 취지에 명백히 반하는 처분이었는지가 확인 대상이 됩니다.
용도가 정해진 차용금
돈의 사용처가 정해져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언제나 횡령죄의 보관금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당사자가 금전을 빌리고 일정한 시점에 같은 액수를 반환하기로 한 차용관계라면, 돈을 받은 사람이 소비할 수 있도록 소유권이 이전된 것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대법원은 2026년 5월 29일 선고한 판결에서 입찰보증금 납부 용도로 제한하여 돈을 빌린 사람이 실제 그 돈을 입찰보증금으로 납부한 사안을 판단했습니다.
이후 경매가 취하되어 법원이 입찰보증금을 반환했고 차용인이 이를 대여회사에 돌려주겠다고 약속했지만, 대법원은 반환 약속만으로 새로운 위탁관계가 형성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돈의 용도가 정해져 있었는지만으로 보관자 지위를 판단하지 않고, 정해진 목적이 이미 달성되었는지와 반환된 돈의 소유관계를 별도로 검토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 돈을 받은 사람이 자유롭게 소비할 수 있었는지
- 동일한 액수를 나중에 반환하면 되는 구조였는지
- 특정 상대방에게 그대로 전달해야 했는지
- 사용 후 영수증과 잔액을 정산하기로 했는지
- 이자와 변제기를 정한 차용증이 작성되었는지
- 남은 돈을 즉시 반환해야 하는 약정이 있었는지
제3자로부터 대신 받아 보관한 돈
다른 사람의 업무를 위임받아 거래처나 채무자로부터 돈을 대신 받은 경우에는 그 돈이 누구에게 귀속되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위임자를 위해 금전을 수령하는 업무를 맡은 사람이 그 업무에 따라 제3자로부터 받은 돈은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수령과 동시에 위임자의 소유에 속할 수 있습니다.
부동산 매매대금 수령을 위임받은 대리인, 물품 판매대금을 회수한 직원, 고객을 대신하여 보험금이나 합의금을 받은 사람이 이를 개인적으로 사용한 경우가 대표적인 검토 대상입니다.
다만 돈을 받은 사람이 제3자에 대해 독립적인 채권자였는지, 위임자에게 단순한 정산채무만 부담하는 구조였는지에 따라 횡령죄의 보관관계가 부정될 수도 있습니다.
소유자를 위해 사용한 경우
횡령죄에는 타인의 돈을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위해 소유자처럼 처분하려는 불법영득의사가 필요합니다.
위탁자의 명시적인 지시와는 일부 달랐더라도 돈의 소유자를 위해 긴급한 비용을 지급했다면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되는지를 신중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반대로 회사 자금으로 대표자의 개인채무를 갚거나, 고객의 보관금을 다른 고객의 환불금으로 사용하고, 맡겨진 계약금을 자신의 사업운영비로 사용했다면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위한 처분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이익을 직접 얻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횡령죄가 배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사람의 이익을 위해 위탁자의 권리를 침해한 경우에도 불법영득의사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횡령 혐의를 확인하는 주요 자료
- 차용증, 위임장, 투자계약서와 공동사업계약서
- 돈을 보내기 전후의 문자·메신저와 통화녹음
- 계좌이체 메모와 송금확인증
- 돈을 사용하기로 정한 목적과 지급기한
- 수령계좌의 전체 거래내역과 실제 사용처
- 영수증, 세금계산서와 거래처 지급내역
- 잔액 정산 및 반환 요구에 관한 대화
- 일부 반환이나 대체 지급이 이루어진 경위
- 회사 또는 단체의 회계규정과 자금집행 권한
피해를 주장하는 사람이 준비할 자료
고소를 준비할 때에는 돈을 지급했다는 계좌내역만 제출하기보다 왜 돈을 맡겼으며 상대방에게 어떠한 관리·지급 의무가 있었는지를 설명해야 합니다.
돈을 그대로 보관하거나 특정 상대방에게 전달하도록 한 메시지, 사용 후 영수증을 제출하고 잔액을 돌려받기로 한 약정이 보관자 지위를 뒷받침할 수 있습니다.
사용처가 확인된다면 개인채무 변제, 생활비 인출, 다른 사업체 송금 등 위탁 목적과 다른 지출을 구체적으로 표시해야 합니다.
민사상 반환채권이 있다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으므로, 단순 차용금 미변제와 횡령행위를 구분하여 고소사실을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횡령 혐의를 받는 사람이 준비할 자료
횡령 혐의를 받는 경우에는 돈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주장만 반복하기보다 돈의 법적 성격과 자신의 권한을 먼저 정리해야 합니다.
차용금이나 투자금이었다면 자유로운 사용과 사후 정산이 허용되었다는 계약·대화 내용을 확인하고, 특정 목적의 위탁금이었다면 실제 사용처와 위탁자의 동의 여부를 살펴야 합니다.
일시적으로 다른 곳에 사용했지만 지급기한 전에 대체할 자금과 변제 의사가 있었다는 사건에서는 당시 계좌 잔액, 보유재산, 예정된 입금과 실제 지급 경과가 판단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반환 요구를 받은 뒤 연락을 피하거나 계좌내역과 영수증을 삭제·수정해서는 안 됩니다. 반환 범위에 다툼이 있다면 정산 근거와 입장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원본자료를 보존해야 합니다.
혐의를 인정하기 어려운 사건에서는 보관자 지위와 타인 소유 재물이라는 요건을 중심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혐의를 다투기 어려운 사건에서는 사용액의 반환, 피해 회복과 합의 경과를 객관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맡겨진 돈의 사용 문제로 고소를 검토하거나 경찰 조사를 앞두고 있다면, 돈을 사용한 사실만 정리하기보다 차용·위탁·투자 관계와 목적별 자금 흐름을 먼저 구분해 보시기 바랍니다.
오창훈 형사전문변호사인 저는 계약서와 메신저, 계좌 흐름과 실제 자금 사용처를 분석하여 보관자 지위, 타인 소유 여부와 불법영득의사를 구분하고 사건의 증거관계에 맞는 대응 방향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제 계좌로 받은 돈을 잠시 사용했다가 다시 채워 넣으면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나요?
반환하거나 다시 입금했다는 사실만으로 이미 성립한 횡령죄가 자동으로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돈의 특정성이 요구되었는지, 위탁 목적에 반한 사용이었는지, 사용 당시 대체할 능력과 의사가 있었는지에 따라 횡령행위와 불법영득의사의 인정 여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사후 반환은 피해 회복과 양형에서 별도로 고려될 수 있습니다.
Q. 사용처를 정해 빌려준 돈을 다른 곳에 사용하면 횡령죄인가요?
사용처를 정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횡령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돈의 소유권이 차용인에게 이전된 차용금인지, 특정 목적에 사용하도록 소유권을 유보한 위탁금인지를 먼저 판단해야 합니다. 차용금이라면 다른 용도 사용과 미변제는 사기죄나 민사상 채무불이행 문제가 될 수 있고, 위탁금이라면 목적 외 소비가 횡령죄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참고자료
| 형법 제355조 제1항 |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의 횡령 또는 반환거부에 관한 처벌 규정 |
|---|---|
| 형법 제356조 | 업무상 임무에 위배하여 횡령죄를 범한 경우의 가중처벌 |
|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 횡령 이득액이 5억원 이상인 경우 적용되는 가중처벌 |
| 대법원 2015. 2. 12. 선고 2014도11244 판결 | 타인의 돈을 자신의 계좌에 예치한 경우에도 보관자 지위가 인정될 수 있다는 법리 |
| 대법원 2022. 6. 30. 선고 2017도21286 판결 | 횡령죄로 보호할 가치가 있는 신임에 따른 위탁관계의 판단 기준 |
| 대법원 2026. 5. 29. 선고 2025도16015 판결 | 특정 용도 차용금의 목적 달성 후 반환된 금전과 보관자 지위에 관한 판단 |
| 횡령·배임범죄 양형기준 | 이득액, 업무상횡령 여부, 피해 회복, 범행수법과 증거은폐 등 양형요소 |
| 최종 확인일 | 2026년 7월 20일 |
오창훈 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공식 인증 형사전문변호사
서울대학교 및 서울대학교 대학원 졸업
제42회 사법시험 합격 · 現 법무법인(유한) 시그니처 변호사
법무법인(유한) 시그니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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