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수수 사건에서 먼저 점검해야 할 매매와 수수의 구별 및 고의
마약류를 건네받았다는 사실만으로 매매나 수수의 구체적인 형태가 확정되는 것은 아니며, 대가관계와 처분권 및 고의를 구분해야 합니다.
01 대가를 지급했는지와 처분권을 취득했는지를 구분해야 합니다
지인으로부터 필로폰이나 대마를 건네받은 뒤 마약 매매 또는 수수 혐의로 조사를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당사자는 돈을 주고 산 것이 아니라 잠시 보관했거나 다른 사람에게 전달했을 뿐이라고 주장하기도 하고, 반대로 수사기관은 계좌이체나 기존 채무관계를 근거로 실질적인 매매라고 판단하기도 합니다.
매매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마약류와 금전 또는 경제적 이익이 서로 대가관계에 있었는지를 확인합니다. 현금이나 계좌이체뿐 아니라 외상거래, 기존 채무의 변제, 물품이나 서비스 제공 등 다른 형태의 경제적 대가가 거래 조건이었는지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수수는 흔히 무상으로 주고받는 경우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되지만, 법률상 판단은 단순히 돈을 지급했는지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판결례에서는 유상·무상을 불문하고 물질의 점유가 이전되면서 받은 사람이 처분권을 취득했거나, 사실상 자신의 것처럼 사용·처분할 수 있는 지배관계를 갖게 되었는지를 중요한 기준으로 봅니다.
대금의 금액과 지급 시각, 송금 명목, 가격·수량을 정한 대화, 외상 또는 채무변제 약정, 받은 사람이 임의로 투약·분배·판매할 수 있었는지, 반환하거나 특정인에게 전달해야 하는 조건이 있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의 지시를 받아 포장된 물건을 잠시 보관하고 지정된 사람에게 그대로 넘겨주었다면, 받은 사람에게 독자적인 처분권이 있었는지가 쟁점이 됩니다. 교부자의 지시에 따라 물건을 관리한 것에 불과하고 임의로 사용하거나 처분할 권한이 없었다면 수수와 구별되는 단순 운반·보관 또는 다른 범행에 대한 가담 여부를 검토해야 합니다.
다만 단순 전달이라는 명목이 붙어 있더라도 물건 일부를 대가로 받기로 했거나, 자유롭게 나누어 투약할 수 있었거나, 판매대금을 관리했다면 실질적인 수수·매매 또는 공동정범으로 평가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명칭보다 실제로 어떤 권한과 역할을 가졌는지가 중요합니다.
02 마약류 종류에 따라 적용 조문과 처벌 범위가 달라집니다
일상에서는 필로폰, 대마, 코카인, 엑스터시, 케타민 등을 모두 마약이라고 부르지만, 마약류관리법은 이를 마약, 향정신성의약품, 대마 등으로 구분하고 향정신성의약품도 위험성과 의료용 사용 가능성 등에 따라 가목부터 마목까지 나누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필로폰은 향정신성의약품 나목에 해당합니다. 마약류취급자가 아닌 사람이 필로폰과 같은 향정신성의약품 나목·다목 물질을 매매하거나 수수한 경우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이 규정되어 있습니다. 상습범은 정해진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될 수 있고 미수범도 처벌됩니다.
대마를 수수·소지·운반·보관한 경우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반면 마약의 매매나 향정신성의약품 가목의 매매·수수 등은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 규정된 경우가 있어, 압수된 성분이 정확히 무엇인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마약류 자체는 원칙적으로 몰수되고, 몰수할 수 없는 경우에는 그 가액이나 범죄로 취득한 이익이 추징될 수 있습니다. 거래대금, 판매수익, 공동구매 분담금 등 어떤 금액이 범죄수익이나 추징 대상에 포함되는지도 함께 문제될 수 있습니다.
하나의 전달 과정에서 수수 외에 소지·운반·투약·매매 알선이나 제공이 함께 기재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각 행위가 별도로 성립하는지 또는 하나의 거래 과정에 포함되는지는 공소사실과 실제 역할을 구체적으로 분석해야 합니다.
03 오창훈 변호사가 수수 경위와 고의를 확인하는 방법
안녕하세요, 형사전문변호사 오창훈입니다. 제가 마약 수수 사건을 검토할 때에는 먼저 “돈을 주지 않았다”거나 “내용물을 몰랐다”는 결론만 듣고 판단하지 않습니다. 물건을 받게 된 과정과 받은 이후의 행동을 시간순으로 다시 정리합니다.
첫째, 금전 흐름과 대가관계를 확인합니다
계좌이체 내역, 현금 인출, 가상자산 전송, 간편결제 기록과 기존 채무관계를 확인합니다. 송금이 있었다면 마약류 대금인지, 숙박비·생활비·기존 차용금 등 다른 명목의 돈인지 대화 내용과 시각을 대조해야 합니다.
마약류를 받은 시각과 송금 시각이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항상 매매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가격·수량에 관한 대화와 송금내역이 일치하면 매매를 뒷받침하는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객관적 금융자료 없이 거래 상대방의 진술만 있는 사건에서는 그 진술의 일관성과 구체성, 선처를 받을 이해관계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둘째, 처분권과 전달 조건을 구분합니다
받은 사람이 포장을 열거나 일부를 덜어낼 수 있었는지, 임의로 투약·판매·폐기할 수 있었는지, 보관 장소를 직접 정했는지와 제3자에게 전달하지 않고 자신이 계속 보유할 수 있었는지를 확인합니다.
“보관해 두라”, “누가 오면 그대로 건네라”는 구체적인 지시가 있었고 받은 사람이 물건을 자기 판단으로 사용할 수 없었다면 단순한 사실상 지배와 수수에 필요한 처분권을 구별할 필요가 있습니다. 반대로 일정량을 자유롭게 사용하도록 허락받았다면 수수 혐의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셋째, 마약류라는 점에 관한 고의를 확인합니다
수수·매매 혐의가 성립하려면 자신이 주고받은 물질이 불법 마약류라는 점을 알았거나, 적어도 그 가능성을 인식하면서도 받아들이는 의사가 있었다는 점이 증명되어야 합니다.
수사기관은 텔레그램과 카카오톡 대화, 사용한 은어, 대화방 삭제 지시, 비정상적으로 높은 보수, 심야의 비대면 전달, 좌표와 사진을 이용한 은닉 방식, 여러 겹의 포장, 장갑 사용과 수사기관 회피 발언 등을 고의의 정황으로 제시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일반적인 물품이나 의약품으로 알고 받았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려면 부탁을 받은 경위, 상대방이 설명한 물품의 내용, 포장의 외관, 평소 관계, 지급받은 보수의 수준과 수령 직후 보인 행동을 객관적인 자료로 정리해야 합니다.
넷째, 상대방 진술을 객관적 자료와 대조합니다
마약 사건은 함께 투약하거나 거래한 사람의 진술로 수사가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진술자가 자신의 처벌을 줄이기 위해 다른 사람의 이름을 진술했는지, 거래 일시와 장소, 수량과 대금에 관한 진술이 바뀌었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통화내역, 위치정보, CCTV, 차량 이동기록, 숙박업소 결제내역과 계좌거래가 진술과 일치하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대법원은 매도인으로 지목된 사람이 거래를 부인하고 객관적 물증이 없는 사건에서 매수인의 진술만으로 유죄를 인정하려면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의 신빙성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다섯째, 압수물과 감정 결과를 확인합니다
압수된 물질의 종류와 중량, 감정 결과, 포장별 지문·유전자 검출 여부와 압수 장소를 확인합니다. 피의자의 주거지나 차량에서 발견되었다는 사실만으로 누구의 물건인지가 항상 확정되는 것은 아니므로 장소를 함께 사용한 사람과 보관 경위도 살펴야 합니다.
휴대전화 압수와 디지털포렌식이 진행된 경우에는 대화 일부만이 아니라 전체 문맥, 계정의 실제 사용자, 삭제 시각과 파일 생성·전송 기록을 확인해야 합니다. 임의로 자료를 삭제하거나 기기를 초기화하면 증거인멸 정황으로 해석될 수 있으므로 신중해야 합니다.
물건을 건넨 사람과의 관계, 부탁받은 내용, 물건에 대한 설명, 대가 약속, 송금내역, 수령·보관·전달 장소, 포장을 열어보았는지, 임의 사용 가능 여부, 수령 이후 연락과 행동, 투약 여부 및 상대방 진술과 다른 부분을 시간순으로 정리해야 합니다.
04 자주 묻는 질문
현금이나 송금이 없었다면 일반적인 금전 매매와는 구별될 수 있습니다. 다만 기존 채무변제, 물품 교환, 서비스 제공이나 다른 경제적 이익이 대가로 약정되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대가관계가 없더라도 필로폰의 점유와 처분권을 넘겨받았다면 수수 혐의는 별도로 문제될 수 있습니다.
마약류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고 그 가능성도 인식하지 못했다면 고의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또한 다른 사람의 지시에 따라 일시적으로 보관했을 뿐 자기 물건처럼 사용할 처분권이 없었다면 수수 여부도 별도로 다툴 수 있습니다. 다만 비정상적인 보수와 전달 방식, 포장 상태, 삭제 지시 등으로 마약류일 가능성을 인식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있는지는 전체 증거를 통해 판단됩니다.
05 관련 법령과 판결례
| 마약류관리법 제4조 | 마약류취급자가 아닌 사람의 마약류 매매·수수·소지·운반·투약 등 금지 |
|---|---|
| 마약류관리법 제58조~제61조 | 마약류의 분류와 매매·수수·소지 등 행위 유형에 따른 형사처벌 |
| 서울고등법원 2022. 6. 23. 선고 2022노81 | 수수는 처분권이나 자기 물건처럼 사용·처분할 수 있는 지배관계를 취득한 경우를 의미하며, 교부자의 지시에 따른 단순 보관은 포함되지 않을 수 있다고 판단 |
| 대법원 2014. 4. 10. 선고 2014도1779 | 객관적 물증 없이 매수인의 진술만으로 마약 매매를 인정하려면 진술의 합리성·일관성·이해관계 등을 엄격히 심사해야 한다는 취지 |
| 대법원의 미필적 고의 법리 |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인식하고 그 위험을 용인했는지를 외부에 나타난 행동과 상황을 통해 판단 |
마약 수수 사건에서는 물건이 실제로 전달되었다는 사실만으로 대응 방향을 정해서는 안 됩니다. 매매의 대가관계, 수수에 필요한 처분권, 단순 보관·운반 여부와 마약류에 대한 인식을 각각 나누어 검토해야 합니다.
현재 유사한 사안으로 압수수색이나 경찰·검찰 조사를 앞두고 있다면 기억에 의존해 진술하기보다 대화 원본, 송금내역, 전달 지시와 보관 경위를 먼저 정리해 보시기 바랍니다. 오창훈 형사전문변호사인 저는 사건 초기부터 압수물과 디지털 증거, 공범 진술 및 거래 구조를 검토해 수사와 재판 단계의 대응 방향을 함께 살펴보고 있습니다.
오창훈 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공식 인증 형사전문변호사
서울대학교 및 서울대학교 대학원 졸업
제42회 사법시험 합격
現 법무법인(유한) 시그니처 변호사
법무법인(유한) 시그니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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